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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이름을 지어주고, 힘이 자라다

판타지/보답받지 못했던 마을 사람 A

by 책방사장 2020. 6. 2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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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답받지 못했던 마을 사람 A, 귀족에게 주워져 맹목적인 사랑을 받는 데다, 실은 가지고 있던 전설급 신(神) 스킬도 각성했다.

프롤로그

6화 이름을 지어주고, 힘이 자라다

"루스한테 자랑하면 분해 해겠지."

그런 말을 남기고 할아버지는 신이 나서 돌아갔다.

꼬마를 부화시키고 심지어 거대화까지 시―― 라고.

전대미문의 일을 해낸 나는, 지금까지 중 가장 썩은 인연인 악우에게 자랑할 만한 화제거리라고 한다.

그걸 들떠서 자랑하러 가는 걸 보고 어른이지만 솔직히 귀엽다고 생각했다.

 이런, 방 안에서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니.

"뮤?"

옆에서 누워 있는 꼬마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쳐다봤다.

"아무것도 아니야. 맞다, 너한테 이름을 지어줘야지. 언제까지고 꼬마라던가 레드 드래곤이라고 할 수 없잖아."

"――뮷! 뮤뮤, 뮤뮤뮤!"

 꼬마는 펄쩍펄쩍 뛰며 지금까지 중 가장 기쁘게 재롱을 떨었다.

가히 '광희난무(狂喜乱舞)'라 할 정도의 기쁨이다.

기뻐해주니 나도 왠지 모르게 기뻐지는 것 같아서, 쓰다듬거나 턱 밑을 간질여주거나 하면, 꼬마는 한층 더 기뻐하며 재롱을 부린다― 기쁨의 무한순환 같은 느낌이 되었다.

 10분 정도 걸려서야 서서히 가라앉아 두 명 모두 침착해졌다.

「자, 어떤 이름이 좋을까. 뭐랄까 이런 식의 이름이 좋겠다 하는 게 있어?

"뮤!"

"이름으로 지어 줄 수 있는 거면 뭐든지 좋은 거야?"

"뮤!!"

 왠지 꼬마가 말하고 싶은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소리로는 변함없이 '뮤!'라든가 '뮤!' 뿐이지만, 왠지 알 수 있다.

 말로서가 아니라, 감정으로 전해져 오고, 그게 '이런 거지?' 하고 머리가 이해하고, 내가 아는 말로 변환되고 있다.

"그럼…… 아니지, 우선은 확인해야지. 너는 남자애 아니면 여자애?"

"뮤!"

"여자애구나, 그렇다면―"

나는 생각했다.

마테오가 되고 나서 서재에서 탐닉한 책 중에서, 관련되어 있을 법한 지식을 어쨌든 닥치는 대로 끄집어냈다.

"... 에반젤린, 은 어떨까"

"뮤?"

"사상 최강의 레드 드래곤. 천년을 살면서 전반에는 사룡왕으로 군림했지만 후반의 삶은 인류의 수호자로 추앙받은 용의 이름이야. 지금도 신룡님이란 단어는 그녀를 지칭할 정도야."

"뮤!"

꼬마 - 에바는 달려들어 얼굴을 할짝할짝 핥았다.

알기 쉽게 기뻐해 줬어.

이 순간부터 꼬마의 이름은 에반젤린― 애칭은 에바로 결정했다.

 문득 에바은 내 팔 안에서 뛰어내렸다.

 그대로 터벅터벅 애교 있는 발걸음으로 창가를 향해 올라가 창틀 위로 올라가려 하기 시작했다.

 올라가려 하지만 잘 올라가지 못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뭘 하는 거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일어서서 창가까지 와서, 에바를 안아 올려 창틀에 놓아 주었다.

그러자 이번엔 창문을 열려고 했다.

"뭔가 하고 싶은 거야?"

"뮤!"

"창문 좀 열어줘?... 뭔지 모르겠지만 알았어."

 뭔가 하고 싶은 거지?

잘은 모르지만, 이 정도로 순수한 호의를 베풀어 주는데,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해서, 우선은 창문을 열고, 그 후 에바를 안은 상태로 창밖으로 꺼내 주었다.

 안은 채로 아까와 같이 성장하도록 마력을 쏟아줬어.

 그러자 창밖에서 에바가 커졌다.

본래의 레드 드래곤, 다 자란 늠름한 모습이 되었다.

 거대해진 에바는 창문의 높이보다 조금 더 커졌다.

그런데 고개를 숙여 창문의 높이에 맞추기 시작했다.

눈과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고개를 더 숙였다.

정수리를 창틀과 거의 같은 높이로 만들었다.

"... 타라는 거야?"

 에바의 정수리― 너무 거대해서 이젠 '마루'로 보이는 머리가 위아래로 살짝 움직였다.

 고개를 끄덕인 걸까.

"좋아. "

 나는 창틀에 발을 걸고 몸을 내밀어 에바의 머리에 올라탔다.

 순간― 몸이 아래로 당겨지는 느낌이 들면서 경치가 급속도로 아래로 흘러갔다.

 다음 순간, 나는 하늘 위에 있었다.

부웅 부웅, 하고 에바의 날개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에바를 타고― 아니, 에바가 나를 태우고 하늘을 날고 있었다.

"오― 굉장해."

 에바는 날아올랐다.

레드 드래곤은 그 거구에 걸맞은 속도로 순식간에 마을에서 멀어졌다.

"대단해, 말보다도 훨씬 빨라"

"그르르르..."

멀리서 들리는 천둥 같은 울음소리, 레드드래곤 에반젤린의 목소리다.

그 목소리도 역시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뭐야 뭐야, '이름을 지어주니 힘이 난다'고?"

"그르르르..."

 그런 건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순간 생각이 났다.

 꽤 오래된 책에서 읽은 내용 중, '이름 짓기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간단한 주술이다'라고.

 인간이라도 부모의 마음이 자식에 실려 있고, 인간 이외의 갓 태어난 생물은 더 직접적으로 힘이 된다.

즉, 내가 이름을 지었기 때문에, 더욱 힘이 생겼다고 에바는 말한 거다.

정말 그렇다면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늘을 나는 것은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경치 또한 매우 감동적이다.

 귀족의 손자가 되어 많은 책을 읽어 왔지만, 인간이 하늘을 나는 방법은 어떤 책에도 쓰여 있지 않았다.

이런 경치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이 세상에서 나뿐이다―라고 생각하니 더욱더 기분이 좋았다.

"고마워, 에바."

감사의 말에 에바는 낮은 울음소리― 그러나 명확하게 기뻐하는 소리로 들리는 울음소리로 화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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