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4화 드래곤의 부모

판타지/보답받지 못했던 마을 사람 A

by 책방사장 2020. 6. 22. 12:52

본문

보답받지 못했던 마을 사람 A, 귀족에게 주워져 맹목적인 사랑을 받는 데다, 실은 가지고 있던 전설급 신(神) 스킬도 각성했다.

 

프롤로그

4화 드래곤의 부모

"넌 누구냐―잠깐, 알이 깨졌어!'"

 작은 생물의 정체를 생각하기보다 앞서, 방금까지 눈앞에 있던 레드 드래곤의 알이 깨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제법 큰 크기라서 깨져 버리니 바로 눈에 들어왔다.

 깨진 알 껍데기 속은 텅 비어 있었다.

 대신 작은 생물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알 속에서 나온 게 틀림없다.

 그렇다는건... 얘가 레드 드래곤의 아이?

작은 생물은 내게 계속해서 재롱을 부린 채다.

마치 강아지처럼 재롱부리며, 까만 눈동자 그대로 바라보고, 얼굴을 할짝할짝 핥아 왔다.

"아, 그렇구나. 나를 부모라고 생각하는구나."

"뮤―!"

작은 생물― 꼬마 레드 드래곤은 나의 말에 반응했다.

혹시, 말도 이미 이해하고 있는걸까?

"내 말을 알아듣겠니?"

"뮤!"

"그럼 그대로 누워봐"

"뮤뮤!"

 꼬마 드래곤은 내 말대로 배 위에 웅크리고 뒹굴었다.

역시 말은 이해하는구나.

 나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태어난 직후에도 인간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를 잘 알기 때문이다.

나에 대한 것이다.

내가 그렇기 때문에, 그 외에도 그것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금방 납득했다.

 동글동글한 꼬마 드래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레드 드래곤은 '좀 더 좀 더'라는 듯이 머리를 들이댔다.

 귀엽다고 생각하며, 더더욱 쓰다듬어 주었다.

 그렇게 해서, 나와 꼬마 드래곤의, 다른 종 단둘만의 세계를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깨닫는 것이 조금 늦어져 버렸다.

"어찌 된 일인고……?"

 영감님이랑, 위사들이.

모두들 경악하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

 꼬마가 깨어난 지 한참이 지난 뒤 영감이 급히 불러들인 마법사가 마당에 놓아둔 레드 드래곤 알 껍데기를 검사하고 있었다.

 중년 남성으로, 장식이 잔뜩 달린 법의를 입은 마법사다.

나와 할아버지는 그 검사를 지켜보고 있다.

덧붙여서 꼬마는 내 발밑에 동그랗게 누워 자고 있다.

마법사는 알을 바라보며 손에 쥐기도 하고 마법을 걸기도 하며 이것저것 조사했다.

잠시 후, 마치 쓴 벌레라도 씹은 듯한 얼굴로 나와 할아버지 쪽을 돌아봤다.

"어떤고?"

"믿기지는 않지만,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은 하나."

"무엔가?"

"마테오 님의 마력이 알의 부화를 앞당겼다…… 고 밖에는."

“알의 부화를 앞당겼다? 그럴 수 있는 것인가?”

 영감은 놀라 마법사에게 되물었다.

"보통 있을 수 없습니다. 믿을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정황 증거로는 그렇다고밖에 판단할 수 없습니다."

마법사는 점점 더 씁쓸한 얼굴이 되었다.

과연, 그래서 그런 얼굴이 된 것인가.

 그야…… 자신의 상식을 뒤엎을 만한 사건을 만나면 저런 얼굴이 되겠지.

"그렇구먼. 일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고?"

"마테오 님이 엄청난 마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하다, 는 것입니다."

"엄청난 마력이라고?"

"네…… 그야말로, 제국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마력 량이 있어야만……"

 남자의 입이 무거웠다.

과연, 그런 판단이 든다면 그건 믿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보다, 나도 믿을 수 없다.

나에게 그런 강한 마력이 있다고 들어도 말이지.

"다른 가능성은 없는거야?"

 나는 남자에게 물었지만 남자는 씁쓸한 얼굴인 그대로, 그러나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없습니다. "

"음…그럼 정말 그렇다는겐가, 우리가 납득할 만한 근거는 있나?"

"근거. 말씀이십니까?"

"음. 지금 이대로는 그대가, 마법사가 일방적으로 '느낀 것'을 말하고 있을 뿐이잖나. 그걸 마법사가 아닌 자도 납득할 수 있는 근거말이네."

나는 조금 놀랐다.

 남자의 그 말을 들은 영감이 크게 흥분할 줄 알았던 것이다.

그게 그게 아니라 먼저 근거를 찾는 건 의외였다.

 영감이 묻는 남자는 턱을 잡고 고개를 숙인다.

"――앗."

"무슨 일 있나?"

"피, 입니다니다."

"피?"

"예, 우연이지만 인간과 드래곤입니다. 쌍방의 피는 본래 섞이지 않을 겁니다."

"...음, 그건 들어본 적 있지."

"나도. 분명―― 드래곤의 피는 마그마처럼 끓어 오른다던가?"

 영감과 내가 연달아 말하자, 남자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엄밀하게는 조금 다릅니다.드래곤의 피는 모든 것을 배척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배척한 결과로서 상대를 불태우기 때문에 핏빛도 있고 마그마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다는 이미지가 붙었을 뿐입니다."

"그렇구먼, 그래서?"

 그것이 어떻게 근거로 연결되는 거지? 라는 얼굴로 뒤를 재촉하는 영감.

"이 배척이 중요합니다만. 만약 이 레드드래곤의 새끼가 마테오님의 마력을 이어받아 태어났다면 그 피는 마테오님의 피를 거부하지 않고 녹아들 것입니다."

"과연 그렇지 않으면 마테오의 피를 배척해서 타버리는 건가?"

"바로 그 말씀대로 입니다. "

"음, 바로 해보지. 마테오야, 괜찮겠니?"

"응. 피는, 얼마나 들어가는거야?"

"몇 방울이면 됩니다. 그리고 그릇을 준비해주십시오."

"알겠네. "

 영감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인을 불렀다.

걸어온 하인을 시켜 세면대 정도의 그릇에 물을 부어서 가져오게 했다.

"마테오 님, 이 물속에 레드 드래곤의 피를 먼저 떨어트려 주십시오."

"알았어. 괜찮겠니?"

"뮤웃."

꼬마는 작으면서도 시원시원한 움직임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꼬마를 안아올리고, 하인이 동시에 가져온 바늘을 받아들어, 꼬마의 앞발인지 팔인지 모를 피부를 찔렀고, 몇 방울의 피를 짜내 세면기 물속에 흘렸다.

피가 물속에 퍼지면서 동시에 몽롱한 증기가 피어오른다.

"이처럼 레드드래곤의 피가 물을 이미 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구나.그럼 다음은 마테오구나."

"응. "

꼬마를 땅에 내리고, 이번에는 내 손가락 배를 바늘로 찔러 마찬가지로 몇 방울의 피를 세면대 안에 떨어뜨렸다.

 순간 증기가 멈췄다.

기화하던 물이 멈췄다.

내 피가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 그것이 멈추고, 그리고 내 피와 꼬마의 피가 하나로 섞였다.

"정말로… 섞여버렸어……"

"믿을 수 없어……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어른인 두 사람은 놀라 감탄하고 있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