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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노예를 씻기는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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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에게 연인을 빼앗기고 추방 당했지만, "경험치 저축" 스킬이 망가져서 레벨 300이 되었으므로 느긋하게 상심 여행이라도 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5화 노예를 씻기는 전사

일단 상태창을 확인했다.

또 이상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Lv300

이름 : 토르 에반

나이 : 25 세

성별 : 남

종족 : 용인(龍人)

직업 : 전사

 스킬 

피해 경감[Lv50] 

육체 강화[Lv50] 

경험치 저축[복구 중]  

마력 저축(복구 중)

스킬 경험치 저축[복구 중]

직업 저축[Lv49]

스킬 저축[Lv48]

스킬 효과 UP[Lv50]

경험치 배가, 전체 [Lv50]

마력 대차(Lv50)

자 잠깐, 이게 뭐야.

스킬 수준이 터무니없이 치솟고 있잖아.

보통은 Lv10으로 한계점이잖아.

혹시 이게 한계치가 망가졌다는 건가?

나는 식은땀이 흘렀다.

아직...... 두 개의 저축계 스킬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게 해방되면 정말 어떻게 될까.

결국 정상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

"안색이 안 좋은데 괜찮으세요?"

"아, 응. 문제없어. 정말로 놀랐을 뿐이다."

이, 일단 지금은 카에데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분명 가위를 사야 했지.

둘이서 벤치를 벗어난다.

"다른 거 원하는 거 있어?"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실은 있지? 말해봐."

"비누를... 필요할 것 같아서요."

뭐야 그까짓 거 얼마든지 사 준다고.

그러고 보니 그 숙소에는 뜨거운 물이 나오는 욕실이 있었지.

모처럼이니 이놈의 더러움을 확실히 없애볼까.

돌아오는 길에 가위와 비누를 사서 숙소로 돌아온다.

 ◇

 우리 방에는 샤워실이라는 것이 비치되어 있다.

가장 좋은 2인실을 잡았기 때문에 그만큼 시설도 잘 갖춰진 것 같다.

랄까, 눈앞에는 옷을 벗지 않으려는 카에데가 있었다.

"저, 정말 같이 들어가는 건가요?"

"당연하지. 뭐, 아이 몸에 흥분하는 성벽은 갖고 있지 않아."

"아이...... 으윽"

"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거야?"

 아랫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참고 있다.

알까보냐. 난 여자의 마음은 전혀 모르겠어.

이상한 소리라도 한 것일까.

속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는 얼른 옷을 벗는다.

"우앗!"

 이번에는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손가락 틈으로 힐끔힐끔 보고 있다.

음, 미묘한 나이인 걸까.

마지못해 뒤를 돌아 옷을 벗기 시작한 그녀는 수건으로 몸을 조심스럽게 가리고 욕실로 들어왔다.

"여기 앉아. 우선 머리부터 감겨줄게"

"주인님께 그런 일을 시킬 수 없습니다."

"됐으니까 앉아라. 명령이다."

"... 예"

얌전히 등을 돌리고 앉다.

등은 하얗고 윤기가 돌았다.

읏, 아이에게 흥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막상 눈앞에 두니 두근거리는구나.

 역시 카에데도 여자인가?

샤워기에 머리를 적시고 비누로 거품을 낸다.

칙칙했던 머리는 얼룩이 지우며 광택을 되찾고 있었다.

 머리가 끝나면 등을 씻는다.

문득 허리 근처에서 눈이 멈췄다.

거기에는 흰 털 뭉치 같은 것이 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게 꼬리인가? 토끼 같기도 하지만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카에데는 어느 부족에 포함되는 거지?"

"저는...... 여우입니다."

여우야, 본 적은 없지만 있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여우 부족은 황금색 체모가 일반적이라고 들은 것 같기도 하다.

"꺅!"

"미안!"

무의식적으로 가슴 언저리를 씻기고 있었던 것 같다.

황급히 수건을 그녀에게 건넸다.

"사, 상관없어요.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그건 즉, 내가 모든 걸 씻겨도 된다는 건가?"

"네. 이 몸은 주인님 것입니다."

 그녀의 눈은 침울했다.

나도 알고는 있었다. 여성의 노예가 다양한 의미로 몸을 바치는 것을.

그녀도 산 순간부터 그때를 맞을 각오를 하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카에데 이마에 꿀밤을 먹였다.

"아얏"

"조금 더 성장하면 생각해 주마"

"주인니임~"

이마를 누르고 울먹였다.

충격이었던 건지 의외로 아팠던 건지

공교롭게도 아이를 안을 만큼 굶지는 않았다.

세상에는 이성이 없는 늑대와 이성이 있는 늑대가 있다.

나는 후자라고 생각하고 산다.

 씻고 샤워장을 나왔다.

"그냥 잘라버려도 괜찮나?"

"예."

 의자에 앉은 카에데는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이제부터 그녀의 머리를 자르는 것이다.

잘 씻은 덕분에 보송보송했다.

앞머리는 스스로 자른다고 하니까 뒤를 내가 맡는다.

 엉덩이까지 있는 흰머리를 허리 근처에서 싹둑 잘랐다.

이 정도로 해달라고 했으니 기대에 부응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좀 잘라도 될 것 같지만 본인은 긴 머리를 선호한다고 하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뭐 카에데는 귀여워서 길든 짧든 어울린다고는 생각하지만.

서걱

 가위를 받아든 카에데는 앞머리를 눈썹 아래쯤에서 싹둑 자른다.

 또렷한 금빛 큰 눈이 드러났다.

"여기까지 미소녀일 줄은"

"소, 손이 말을 안 듣는 것 같아요."

 얼굴을 붉히면서 떨리는 손으로 옆머리를 자르려 하고 있다.

이 타이밍에 칭찬은 좋지 않은 것 같다.

 머리를 다 자른 그녀는 일찍이 본 적이 없을 만큼 아름다운 소녀였다.

하얀 보석처럼 섬세하고 매혹적이었다.

틀림없이 열 명이면 열 명 다 돌아보는 미모다.

"응? 아직도 자른 흔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건 귀입니다"

 정수리에 두 개의 볼록한 부분이 있었다.

만져보니 흠칫하고 움직인다.

거기서 나는 중대한 의문을 품었다.

짐승의 귀가 나 있는데, 사람의 귀도 있는 것은 왜일까.

그 이유를 물어본다.

"저도 확실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설에 따르면 비스트족을 창조하신 하느님이 짐승 귀를 무척 사랑하셨대요. 한편 인간의 귀도 버리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굳이 남겼다 하던가."

"신님의 취미인가"

"라는 모양이에요"

이해가 안 돼... 는 것도 아니군

 토끼 부족이라든지 고양이 부족이라든지 귀엽고 말이지.

 하지만 신이란 상당히 속물적인 것 같구먼.

 머리를 다 자른 카에데는 지친 듯 침대로 들어간다.

 아직 만전이 아니다.

오늘은 무리를 하게 되었다고 반성한다.

"주인님,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그럼 다행이다. 내일도 즐겁게 가자."

"네. 어디까지라도 함께입니다."

 약을 먹이고 나서 재운다.

그녀는 눈꺼풀이 감자마자 잠들어 버렸다.

 오늘만 해도 상당히 거리가 줄어든 것 같다.

 이 상태라면 좋은 모험의 파트너가 될 것 같다.

나는 의자에 앉아 자신의 대검을 뽑았다.

"슬슬 다시 손질하지 않으면 위험하려나. 무리시켜 왔으니까."

끼긱.

 불쾌한 소리가 울리다.

하지만, 소리의 발생원은 내가 아니라 검이다.

 끼기기기기긱. 뚝, 콰아아앙.

 도신이 중간부터 부서져 바닥에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일에 입이 떡 벌어졌다.

"내, 내 애검이......"

 역시 너무 무리를 시킨 것이다.

이 검으로 수많은 적을 베었고, 드래곤마저 베었다.

 그 반동이 방금, 형태가 되어 나타나 버렸다.

 조용히 자루를 탁자에 놓고 머리를 싸맨다.

 마음에 들었는데. 부서지다니.

조만간 새로운 검을 찾아야 해.

그 순간 아차 싶었다.

"혹시 지금의 내 힘을 견딜 수 없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인가?"

충분히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보면 강철 검이 Lv300의 힘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오히려 드래곤을 쓰러뜨린 직후에 꺾이지 않은 게 기적일 정도.

더 제대로 된 무기를 손에 넣을 필요가 있다.

지금 나의 힘을 견딜만한 뛰어난 무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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