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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용사의 계산 밖 그 9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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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에게 연인을 빼앗기고 추방 당했지만, "경험치 저축" 스킬이 망가져서 레벨 300이 되었으므로 느긋하게 상심 여행이라도 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60화 용사의 계산 밖 그 9번째

 성채 도시 라와나에 도착했다.

 이곳은 마족과 가장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마을이다.

 말에서 내려 땅에 발을 디뎠다.

 거리 입구에 선 병사들에게 모험자 카드를 보여줬다.

“오오옷, 용사님이셨습니까! 어서 지나가 주십시오!”

"그렇게 하지."

마을 안에서는 많은 병사와 기사를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빠르게 지나갔다.

 여기에 용사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 저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틀림없이 놀랄 것이 분명하다.

황급히 무릎을 꿇고 기쁨에 눈물을 흘릴 것이다.

하지만 굳이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스스로 용사라고 신분을 밝히는 것은 어리석음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역시 대수롭지 않은 듯 정체가 드러나는 것이 좋다.

더 말하자면, 내가 용사라는 게 강조되는 문제라도 생겨주는 게 최고다.

"있지, 세인. 이제 제대로 된 성직자가 필요하지 않아?"

"그렇네. 확실히 소아라는 최근 발목 잡기 시작 해으니까."

"네?! 두 분 모두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사실, 새로운 성직자를 점찍어 두었어. 물론 여자야."

"그거 좋네. 역시 리사구나."

 리사의 제안은 좋은 타이밍이었다.

내 레벨은 벌써 70대, 리사도 50대.

아직도 40대의 소아라는 조금 성장이 늦다.

 게다가 보수적인 성격이 자꾸 발목을 잡았다.

그럭저럭 얼굴도 몸도 좋지만, 세상에 성직자는 넘쳐났다.

굳이 이 녀석을 계속 써먹어서 얻는 메리트가 희박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질렸다.

 리사는 내 최고의 여자니까 버릴 생각이 없지만, 소아라는 이제 아무래도 좋으려나.

"하지만 세인에 대해서 말하고 다니는 건 곤란하네."

"그럼 노예상에게 팔까?"

"그거 좋네. 그렇게 하자."

"세인, 리사… 당신들은 무슨 말을……"

나는 소아라의 팔을 잡고 끌고 나갔다.

 노예 가게를 발견하고는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

 마중 나온 노예상에게 수아를 내세우다.

"이놈 좀 사줘."

"그럼 좀 보겠습니다."

"세, 세인!?"

소아라는 가게 안쪽으로 끌려갔다.

 몇 분 후에 노예상이, 소아라를 데리고 웃는 얼굴로 돌아온다.

"아주 좋은 물건이네요. 그런데, 상태 이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매입 금액을 40% 할인해 줘."

"……과연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상인은 허리를 숙이고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소아라는 노예로서 가치가 높은 여자다.

돈에 탐욕스러운 노예상들이 일일이 세뇌에 신경 쓸 리 없다.

"세인, 제발 다시 생각해 주세요."

“시끄럽다고. 그만 내 운명을 받아들여라.”

"――!?"

 소아라는 고개를 숙이고 '네'라고 힘없이 말했다.

그래, 그거면 되는 거야.

난 까다롭고 시끄러운 여자는 질색이야.

 용사 옆에 설 수 있는 사람은 최고의 여자뿐이다.

나랑 소꿉친구라고 특별해질 줄 안 건가?

. . . .

웃기는구나. 너는 최고의 하렘을 만들기 전까지의 중간다리 밖에 안되니까.

카운터에 돈이 든 가죽 주머니가 놓였다.

 양으로 따지면 그럭저럭 될 것 같다.

가격이야 아무래도 좋아.

노예가 돼서 어디선가 부서져 준다면 그걸로 만족이다.

"뒷일은 잘 부탁해."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오십시오."

 리사를 데리고 가게를 나왔다.

"저거야. "

"... 흠..."

 술집 구석에 여자가 있었어.

두껍게 눌러쓴 후드에서 엿보이는 단정한 외모.

몸 전체에서 색기를 뿜어내고 있으며, 드러나있는 깊은 가슴 골짜기가 눈길을 끌었다.

그야말로 내 취향이다.

 게다가 레벨은 60대다.

 솔직히 직접 손에 넣는 것보다 남에게서 빼앗는 게 기분이 좋지만, 앞으로 일어날 본격적인 전투를 생각하면 배부른 소리 할 수 없다.

 아무렇지 않은 듯 바로 앞자리에 앉았다.

"여어, 지금은 혼자인 거야?"

"그렇다. "

"딱 보기에도 성직자 같은데, 괜찮다면 우리와 파티를 맺지 않겠나?"

 눈을 마주치고 유혹의 마안을 사용했다.

"당신 이름은?"

"미림"

"헤―, 좋은 이름이잖아."

옆에서 스윽하고 리사가 나와서 시야를 방해받았다.

순간이었지만 그래도 마안의 효과는 있었을 것이다.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이제부터 서서히 덧씌워 세뇌해 가면 된다.

"답변하자면, 네 파티에 들어가지."

"응, 좋은 대답이네"

역시 효과가 있었다.

태도가 좀 부드러워 것 같아.

그때 그녀의 오른손에 낀 반지에 시선이 갔다.

"예쁜 반지네"

"이건 연인에게 받은 물건이다. 이젠 없지만."

"모험자였나?"

"아아, 좋은 사람이었어."

 그 말을 듣고 설렜다.

아아, 잃어버린 연인을 계속 생각하는 그 마음, 정말 아름답다.

그걸 내 걸로 만들 수 있다니 최고지 않나.

 참는다는 생각은 했지만, 얘 말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럼 숙소에서 앞으로의 이야기를 할까?"

"어어."

그녀는 순순히 응했다.

흐힛.

 ◇

 울려 퍼지는 폭음과 노성

병사들이 마족의 요새를 함락시키기 위해 계속 공격했다.

견고한 성채는 마법으로도 끄떡 없이, 암흑 영역으로 가는 길을 막았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육 장군의 한 명 데나스.

 대곡도를 휘둘러 병사를 쓰레기처럼 쉽게 잘라 버린다.

"워오오오오오옥!"

"!?"

 성검과 대곡도가 맞부딪쳤다.

데나스는 나를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용사구나? 이제서야 나온 건가?"

"데나스! 너는 내가 쓰러뜨린다!"

"의욕은 좋다. 그래, 그 실력은 좀 어떠려나."

호흡을 짧게, 검격을 날카롭게, 일격 일격에 혼신의 힘을 실었다.

 하지만, 데나스는 한 손으로 쉽게 막았다.

빌어먹을, 이놈 강하다!

하지만 쓰러뜨리면 틀림없이 레벨은 확 오른다!

더 이상 만유여단이 공을 빼앗아가게 두지 않겠다.

"리사!"

"플레임 에로즈!"

단번에 이탈, 직후에 놈에게 불꽃의 화살이 쏟아졌다.

"효과가 없네. "

연기 속에서 미끈한 모습을 드러냈다.

역시 화상 하나 입지 않았어.

이틈에 성검의 힘을 해방했다.

레벨 72에서 4할 상승하여 100이 됐다.

이거라면 조금은 제대로 싸울 수 있다.

더욱 강화 계열 스킬을 더해, 용사의 직업으로 다시 공세에 나섰다.

"큿, 이거 한 손으로는 위험하군."

"하아아아아악!!"

 강렬한 일격이 놈의 검을 찍어눌렀다.

스르륵, 데나스의 발이 미끄러지며 뒤로 살짝 물러났다.

먹힌다. 이길 수 있다.

역시 나야말로 용사다.

 한층 더 속도를 올려 계속 박아 넣었다.

"허, 용사란 이름값은 하는군."

"미림, 내를 계속 회복시켜라!"

"알았어. "

이대로 승리한다.

체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미림의 기술이라면 하루 종일 계속 싸울 수 있다.

반면 데나스는 단신이다.

비록 레벨에서는 밀리지만, 녀석도 체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흐읍."

"으윽!?"

강렬한 올려베기를 검으로 받아냈다.

흘려보내지 못한 충격에, 나는 뒤로 크게 튕겨 나갔다.

"이 정도로 투지가 꺾이진 않았지? 자,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와라, 용사여."

“원하는 바다아아아!

 나는 다시 힘차게 달려갔다.

"하아……하아……"

"자, 빨리 일어나라. 아직 끝나지 않았다."

빌어먹을.

느낌이 좋지 않다.

아무리 도전해도 쓰러트릴 수 없었고, 그렇다고 나를 죽이지도 않았다.

 마치 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보람은 있다.

몇 번인가 목을 벨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이 있었다.

앞으로 한 걸음. 앞으로 한 걸음이 부족하다.

한걸음 더, 한걸음 더 부족해.

일단 오늘은 후퇴다.

며칠 내로 반드시 쓰러트린다.

 두고 보자.

"도망가는 거냐 용사여."

“아니야! 오늘만큼은 넘어가 주는 것뿐이다!”

“쿠쿠쿠, 그런 건가 나는 만난 적도 없는 것 처럼 못 본 척 넘어가지는 건가?”

“웃지 마라! 다음에는 꼭 죽일 거다!”

우리들은 전력을 다해 후방으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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