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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감옥에 갇힌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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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에게 연인을 빼앗기고 추방 당했지만, "경험치 저축" 스킬이 망가져서 레벨 300이 되었으므로 느긋하게 상심 여행이라도 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59화 감옥에 갇힌 전사

거리를 떠난 지 사흘이 지났다.

목적지를 향한 발걸음은 느긋했다.

"뀨웃!"

"아앗!?"

 갑자기 빵타가 안면으로 돌격해 왔다.

 시야가 하얗게 물들고, 길 한복판에서 뒤로 크게 넘어졌다.

"뀨, 뀨!"

빵타는 화가 난 듯 얼굴 위에서 몇 번이나 뛰어다녔다.

그냥 부드러워서 오히려 기분이 좋네. 쿠울.

"빵타가 자지 말라며 화내고 있어."

"오, 오오, 미안."

일어나서 양해를 구했다.

"뀨, 뀨, 뀨, 뀨!

"모르겠어."

뭔가를 호소하고 있는데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은근히 말이 통하는 프라우에 눈을 돌렸다.

"음, 요즘 제대로 봐주지 않아서 불만이 쌓인 것 같아."

"잘 알겠어."

"어렴풋이지만 말이야."

그런고로 적당한 나무 그늘에 앉아, 빵타에게 관심을 주기로 했다.

푹신푹신한 몸을 간질여주고, 거기서 엉덩이(?) 주위를 가볍게 두드리거나 쓰다듬거나 한다.

"뀨우~"

"뭐라고 말한 거야?"

"더, 라네"

좋아, 그럼 이건 어떠냐.

 끌어안고 부드럽게 쓰다듬어 줬더니 눈이 동그래졌다.

"주, 주인님."

무슨 일인지 카에데가 꼬리를 내밀었다.

얼굴도 붉고 수줍은 듯했다.

 설마 자신한테도 똑같이 해줬으면 하는 건가?

"좋다, 좋겠다. 프라우도 꼬리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건……제 특권입니다."

드물게 카에데가 강하게 자기주장했다.

프라우는 '날개를 사랑받는 방법은?'같은 말로 투덜거리고 있었다.

 잠들기 시작한 빵타를 살짝 옆에 놓고 카에데 꼬리를 쓰다듬었다.

 털의 결이 좋고 보송보송하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것 같아서 만지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매일, 브러싱 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쌓이면 이렇게나 바뀌는 것인가.

 표면은 빛을 반사해서 아름다웠다.

쓰담쓰담. 슥.

"거긴――!?"

다른 곳을 쓰다듬을 때마다 카에데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부끄러워했다.

점점 호흡이 거칠어지고 있으니 이제 슬슬 그만두도록 할까.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해 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향!?"

"푹힌푹힌"

 꼬리에 얼굴을 파묻었다.

오래전부터 이걸 해보고 싶었다.

풍성풍성한 꼬리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다.

아, 기분 좋네. 최고다.

"주님! 이제 카에데가 못 견디겠어!"

"헤?"

"히큐우~"

 퍽 하고 카에데가 쓰러졌다.

너무 과했던 것 같다.

 얼굴이 새빨갛다.

"――어?"

"일어났니?"

 등에 있는 카에데가 눈을 떴다.

몹시 기분 좋게 자고 있었기 때문에 업고 이동하기로 한 것이다.

완전히 날이 기울고 해가 지려고 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바로 내려갈게요!"

“조금만 더 업고 있게 해줘.”

"…네."

 그때와는 사뭇 다른 무게다.

신기하게도 지금이 더 가볍게 느껴졌다.

"킁 킁."

"?"

 이거, 뒤통수 냄새 맡고 있는 거 아닌가?

"쥬인힘의 머리 냄섀."

"아, 녀석아."

 뒷머리를 문질 문질 당해서 간지럽다.

목에 팔을 두르고 꽉 쥐었다.

"어―이!"

"뀨우."

 빵타를 탄 프라우가 돌아왔다.

 실은 가볍게 길 끝을 보고 온 것이다.

슬슬 마을에 도착해야 할 텐데.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에도 야영을 해야 한다.

"저쪽에 마을이 있었어! 엄청 크고 튼튼해 보이는 마을이!"

 한참을 가니, 그녀가 말한 대로 마을이 보였다.

높고 넓은 외벽이 둘러싸였고, 마을 전체가 성 같았다.

저게 바로 최전선의 거리, 성채 도시 라와나.

"잠깐, 카에데만 치사하잖아"

"쥬인니힘~"

"프라우도!"

"야, 거긴!"

프라우가 옷 속으로 파고들어 돌아다녔다.

그러자, 빵타마저 억지로 파고들었다.

그만, 그만해줘, 간지러워.

"아햐, 하햐햐!"

몸을 비비 꼬며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제발 안에서 나와줘.

어떻게 해서든 마을 입구까지 도착하니 문을 지키는 병사가 멈춰세웠다.

“수상한 놈들! 신분증을 보여줘라!"

"우햐햐야!"

"웃지 마! 장난하는 거냐!"

"아냐, 으핫, 하하하하하!"

 아니야, 우리 파티 멤버가.

"수상한 놈! 잡아라!"

"이 녀석, 옷 안에서 뭔가 뒤룩뒤룩 움직인다고!?"

 병사들이 모여 주위를 에워쌌다.

"어라라, 출구가 어딘지 모르겠어."

"뀨."

"어흑, 거긴 안 돼!"

“뭐가 안되냐! 깡그리 털어놓게 만들어주지!”

 병사들에게 붙잡혀 마을로 끌려갔다.

 철커덕.

감옥에 처박히고, 열쇠가 잠겼다.

"이 녀석은 마족임에 틀림없다. 정말 수상한 놈이다."

"줄곧 히죽히죽 대고 있어. 정말 무섭다고."

"우햣, 우히히힛"

""………….""

 병사가 감옥 앞에서 물러나 카에데를 살며시 내려놓았다.

 그녀는 맥없이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있었다.

 얼마나 내 머리 냄새를 맡은 거야?

 그것보다!

 바지에 넣었던 옷자락을 끄집어내다.

"우왓"

"뀨우."

뒹굴, 한 명과 한 마리가 바닥에 뒹굴었다.

잘도 해줬구나.

반격이다.

"아햐햐햐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용서 못 한다.

 프라우의 옆구리를 전력으로 간질였다.

 너 때문에 감옥에 들어간 거라고.

반성해라.

“무리, 죽는다! 햐햐햐햐햐!”

"이 정도만 해두고 놔주지."

"아, 평생치를 웃은 것 같아……."

 하지만, 어떻게 해야 오해를 풀 수 있을까.

 곤란하다.

 ◇

"자 봐라, 오늘 밥이다"

병사가 식사를 가져다주었다.

아무래도 조사는 내일이 된 것 같아서, 오늘 밤은 감옥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

 빵과 수프만가 전부인 검소한 식사.

 게다가 두 사람 몫밖에 없다.

"가능하면 1인분을 더 갖고 싶은데."

"배부른 소리 하지 마라. 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해라."

젊은 병사는 감옥 앞 벽에 기댄체 기가찬 모습이었다.

나이는 아직 열일곱 살쯤일 거야.

매우 고된 일인지 지친 모습이었다.

"카에데와 프라우가 먹어라."

"하지만 주인님." "주님이 먹어."

"명령이다."

 마지못해 두 사람은 식사를 시작했다.

 나는 창살 근처에 이동해 앉았다.

“저기, 요새는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아?"

"글쎄. 수비가 견고해서 고생하는 모양이야."

"용사는 온 거야?"

"아, 그 소문의 용사 말이지. 글쎄, 처음엔 이리저리 비위 맞춰 줬지만, 활약했다는 얘기는 전혀 듣질 못했네."

즉 세인 일행도 여기에 와 있고, 발이 묶여있다는 것인가.

이제야 확실하게 따라잡은 것 같다.

 곧 만날 수 있다.

“너도 바보구나, 거리 입구에서 그렇게 눈에 띄면 잡힐 게 뻔하잖아. 보아하니 나쁜 놈 같지도 않고 말이지."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어. 이제 와서 말해봐야 소용없지만."

"하핫, 그것참 안됐군. 내일이면 제대로 조사할 테니까, 그때 설명해. 맞다, 그러고 보니 네 신분증 같은 건 못 봤네."

 아, 그러고 보니 그렇구나.

병사들도 바빴는지 감옥에 넣기만 했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모험자 카드를 찾았다.

 그러자 병사의 시선이 팔찌를 향했다.

"어이, 잠깐만, 그 팔찌 혹시 영웅의 증표야?"

"응? 아, 그러고 보니 그랬었지."

그에게 모험자 카드를 꺼내 보여 주었다.

"만유여단…… 소문으로 들었던 그 만유여단인가?"

 병사는 부르르 떨며 크게 눈을 뜨고 우리를 확인했다.

어떤 식으로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그 만유여단 일 거다.

반응으로 보아하니 한껏 과장된 쓸데없는 헛소문이겠지만.

 젊은 병사는 카드를 든 채 달려갔다.

 몇 분 뒤, 쿵쾅쿵쾅 여러 명의 발자국 소리가 울렸고 감옥 앞으로 세 명의 병사가 왔다.

 지휘관 같은 중년 남성은 얼굴이 창백했다.

“실례했습니다! 설마 아르만의 영웅이었다니!”

 찰칵, 감옥의 열쇠가 열리고 문이 열렸다.

 하지만, 나는 부드럽게 거절했다.

지금 여기를 나가도 숙소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야영할 수밖에 없다.

좀 더럽지만 하룻밤을 보내는 것뿐이라면 여기서 충분하다.

"나가지 않으시는 겁니까!?"

"그것보다 식사 좀 더 주지 않을래?"

“그럼 바로! 어이, 바로 실례되지 않을 식사를 제공해라!”

"헙."

 수십 분 후에 감옥 앞에 수레가 옮겨져 대량의 요리가 감옥에 늘어 섰다.

 메인 요리는 통닭이다.

갓 구워 좋은 냄새가 났다.

"어떠신가요, 만족스러우셨습니까?"

"물론이야. 그리고 이거."

 병사에게 금화를 여러 장 건넸다.

"오늘 숙박비야. 다 같이 좋은 술 마셔줘."

"역시 영웅! 감사합니다!"

넉넉하게 주었으니, 꽤 많은 인원이라도 적당히 먹고 마실 수 있을 것이다.

 배가 부른 후에는 다 같이 푹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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