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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여왕에게 붙잡힌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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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에게 연인을 빼앗기고 추방 당했지만, "경험치 저축" 스킬이 망가져서 레벨 300이 되었으므로 느긋하게 상심 여행이라도 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50화 여왕에게 붙잡힌 전사

벌컥. 왕자가 힘차게 문을 양손으로 열었다.

"무슨 일입니까 휸켈. 왕자라면 예의를 갖추 세― ."

"어머니! 안나 살려준 자들에 대해 상을!"

"진정하세요. 이야기가 너무 갑작스럽군요."

왕자가 뛰어든 곳은 여왕이 있는 알현실이다.

 옥좌에는 화려한 모습을 한 여왕이 신하들과 대화하는 중이었다.

방안은 술렁이고, 신하들과 기사들은 옆으로 물러난다.

뒤늦게 입실한 우리는 매우 불편한 상태였다.

"그리고 여기선 폐하라 불러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해야 이해할 겁니까?"

"아차, 그랬지. 미안하다 어머님."

"방금 말했잖아!"

여왕은 의자에서 일어나 왕자의 머리를 부채로 탁 친다.

하지만 왕자는 개의치 않은 기색이 없다.

두들겨 맞는 게 익숙한지 기다리는 자세 그대로 태연하다.

"어떡하죠, 머리를 너무 쳐서 바보가 된 걸까?"

"안심하세요, 어머님. 원래 그랬습니다."

"그랬죠. 우리 아들은 예전부터 이랬죠. 하나도 안심되지 않지만."

여왕은 체념한 듯 옥좌로 돌아간다.

그녀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방에서 기사 이외의 사람을 내려보냈다.

그리고는 우리를 향해 관찰하듯 시선을 보냈다.

"어디에나 있는 모험자 같구나. 안나를 구하려면 상급 해독약이 필요했을 텐데, 저들이 그걸 어떻게 얻은 걸까요."

“역시 어머님! 통찰력이 좋아!”

"하아. 단순한 이야기인데. 어째서 이 아이는, 하아아...."

여왕은 이마에 손을 짚으며 고개를 숙였다.

깊은 한숨에 심한 피로가 엿보였다.

어찌 되든 상관없지만 슬슬 돌아가야겠다.

포상이 있다면 빨리 받고 싶은 느낌이다.

"그럼 저들에게 백만씩 건네세요. 그것으로 이 이야기는 끝입니다. 저는 지금 몹시 바쁜 몸, 그 사실은 당신도 잘 알고 있을 텐데요."

"그것과 이것과는 별 개요 어머님. 나라의 중대사도, 안나의 중대사도, 어느 쪽도 나에게는 중요한 것이다. 백만 같은 이야기 마시고 각자 천만씩은 주어야 한다. 게다가 미래의 왕비를 구했다 것을 기려 칭호를 주어 마땅하다 생각한다."

어이어이, 훈장이라고?

그런 거 받을 리가 없잖아.

어쩌다 보니 수중에 약이 있어서 건넨 것뿐이리고.

여왕은 이미 턱을 괴고 불만스러운 얼굴이었다..

아들의 멍청한 발언을 잠자코 듣는 것이 처음이 아닌 그런 분위기가 절실히 느껴진다.

"당신의 주장은 잘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거기 있는 사람들의 소개는 아직인 걸까요?"

"오오, 그랬었지! 토르, 자기소개 좀 부탁하네!"

느닷없이 이쪽으로 얘기가 돌아왔다.

매우 귀찮지만 여기선 얌전히 이름을 밝히자.

"만유여단의 토르다. 이쪽이 카에데, 저쪽이 프라우, 그리고 얘가 빵타야.지금은 여행을 하면서 관광을 하고 있어."

"만유여단…최근 소문이 자자한 그?"

중얼거린 여왕은 내 팔찌를 보고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그녀는 입가에 손가락을 대고 입을 다물고, 그 후 무언가 생각났는지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는 곧바로 복장을 바로잡았고 자세도 고쳐잡았다.

"잘 찾아오셨습니다 만유여단 여러분. 미래의 며느리 될 안나를 도와주신 것, 한 명의 어머니로서 감사를 드립니다."

"별거 안 했는데…"

"그런데 주제를 좀 바꾸려 합니다만, 당신들은 앞으로 어떻게 지낼 예정입니까? 역시 모험자답게 할 만한 일을 찾고 계시지는 않으신지요?"

"그건 뭐..."

 여왕의 눈이 빛난 것 같았다.

안 좋은 예감이 든다.

귀찮은 일이 몰려들 것 같은 분위기다.

황급히 "용무가 있어서 이만"이라고 퇴실하려 하자 기사가 문을 닫아 갇혀버렸다.

"소문은 익히 들었어요. 마왕 직속의 부하를 두 명이나 쓰러뜨렸다고... 부디 세 번째도 쓰러뜨려 주시지 않겠습니까? 보수는 당연히 드리죠."

"잠깐, 이봐."

다른 기사가 내 두 팔을 잡고 여왕 앞으로 강제 되돌린다.

이야기를 들을 때까지 도망칠 수 없는 모양인 것 같다.

이곳은 여왕의 홈그라운드였다.

"후후, 차분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여왕은 기쁜 듯 눈을 가늘게 떴다.

 ◇

 그리직의 수도에서 마을 두 개와 세 개의 촌 너머에는 산맥이 존재한다.

이웃나라 그레이 필드에 가려면 그 산맥을 넘어야만 한다.

하지만 2주 전부터 마족들이 나라를 가로지르는 가도를 점령하고 있다고 한다.

곧장 여왕은 그 마족 소탕작전을 개시하였다.

결과는 괴멸.

적은 마왕 직속 간부가 이끄는 소수 정예 부대였다.

이에 머리를 싸맨 여왕은 용사가 있는 바르세유에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그 용사가 전혀 올 생각을 않는다.

이미 이곳에 도착해 있었어야 했는데.

 또다시 머리를 싸매고 있던 여왕 앞에, 때마침 우리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왕자와 여왕에게 걸려든 느낌이야."

"좋잖아요. 남을 위하는 건 만유여단을 위하는 거고."

"넌 정말이지, 나한테는 아까울 정도의 노예야"

"에헤헤."

옆을 걷는 카에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태연하게 내 엉덩이 쪽으로 꼬리를 문질렀다.

그러고 보니 유적에서 나온 샴푸와 린스 등을 사용한 덕분인지 머리에 윤기가 상당히 좋아진 것 같다.

매끈해서 쓰다듬기는 이쪽도 기분이 좋다.

여우 귀도 푹신푹신해서 쓰다듬으면 축 늘어진다.

"앗"

카에데가 조약돌에 걸린 순간 내 옷자락을 잡았다.

"죄송해요! 깜빡하고 있었어요!"

"신경 안 써. 조심해서 걸어."

"네."

웬일인지 카에데들이 옷자락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

내 눈을 빤히 보고 있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저, 잠시 잡고 있어도 될까요?

"상관없어. "

"주인님!"

화아앗, 꽃이 핀 것처럼 웃는다.

그녀는 머뭇거리다가 옷자락을 잡은 채 조금 뒤에서 따라온다.

역시 내 노예는 귀엽구나.

"부럽다, 부러워. 프라우도 카에데로 태어났으면 좋았을걸."

"뀨우?"

"너하고는 상관없는 얘기야. 흰 빵."

"뀨우!"

 머리 위에서는 프라우와 빵타가 오늘도 옥신각신하고 있다.

사이가 좋은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뒤에서 어이없는 한숨 소리가 들렸다.

“왜 이런 녀석들을 따라가야 하지?”

“단을 위해 냥. 싫으면 혼자 돌아가야 냥.”

"어, 더 최악이네. 올로스의 호통을 들어야 해."

“그럼 잠자코 동행하자. 좋은 남자는 말을 아껴야지."

 폴로아가 혀를 찼다.

 이번 마족 토벌에는 동행자가 있다.

 그것이 타오르는 도끼단(프레임 엑스)의 폴로아와 린이다.

그들은 그리직 왕실과도 친분이 있는 듯, 우리의 협력자 겸 감시역으로 파견됐다.

 왜 이 두 사람인지는 간단히 이야기. 비교적 민첩성이 높아 마족 상대라도 도망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토르라고 했나? 너 정말 강한 거야?"

"왜 그렇게 생각해?"

"실은 말이야, 몰래 감정 스크롤로 상태창을 봤어. 레벨 50이라니 뭐야, 상대는 100을 넘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위장 반지로 레벨을 50으로 속이고 있다.

스킬도 데미지 경감, 육체 강화, 스킬 효과 UP 밖에 표시하지 않고 있다.

과거의 영웅 클래스와 비교하면 헛웃음 나오는 수준이다.

"우리는 개인이 아닌 파티로서 영웅 칭호를 받고 있어. 가능하면 개인의 힘이 아닌 전체로 봐줬으면 좋겠어."

"말하긴 뭐 하지만, 그 정도라면 타오르는 도끼단(프레임 엑스)이 더 적합하겠지. 숱한 영웅을 배출했던 아르만도 결국 옛말인 걸까나"

"과언이 지나치다냐. 그건 나도 좀 신기하긴 하지만."

 폴로아는 "그렇지!! 분명히 이상하다고!"라는 등 소리를 높인다.

 돈으로 샀다느니, 아는 귀족에게 부탁해서 칭호를 받았다느니, 본인들이 있는 앞에 있는 못하는 말이 없다.

 뭐, 나는 어떻냐고 하자면 아무래도 좋을 일이다.

말하고 싶은 놈은 말하게 놔둬라. 가 옛날부터의 입장이다.

참고로 현재 우리는 깎아 세운 듯한 낭떠러지 절벽의 오솔길을 지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여기가 지름길인 것 같다.

구르릉.

 바로 위에서 커다란 바위가 굴러왔다.

"위험하다!"

"빨리 피해냐!!"

재빨리 알아차린 뒤 두 사람이 소리를 내다.

파삭.

나는 파리를 때리듯 바위를 가볍게 손을 튕겼다.

바위는 하늘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렇구나, 이런 곳에선 바위가 떨어지는구나.

일단 조심해 둘까.

 그 뒤, 두 사람은 무서우리만치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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