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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전사 엘프 마을로 가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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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에게 연인을 빼앗기고 추방 당했지만, "경험치 저축" 스킬이 망가져서 레벨 300이 되었으므로 느긋하게 상심 여행이라도 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45화 전사 엘프 마을로 가다 5

 마을 밖으로 나와 숲으로 들어간 우리는 세 시간 정도 걸었다.

아루샤가 선두로 가고 있다.

그녀는 경사를 가볍게 넘고, 그때마다 우리가 오기를 기다렸다.

말투는 고약하지만 잘 챙겨주는 아이 같다.

"늦는다고, 휴먼"

"미안해. 아무래도 숲 속은 걷기 힘들어서."

"너는 전사지 않은가. 그런 약한 소리를 해서 어쩌자는 거냐."

"그렇네. 나는 전사였지."

틀림없이 나와 그녀가 생각하는 전사의 이미지가 다른 것 같다.

먼저 기다리던 카에데가 젖은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그걸로 이마의 땀과 더러움을 닦았다.

"주인님, 모방술사를 사용하는 건 어떨까요?"

"직업 말하는 거야?"

"네. 용 기사라도 상관없지만 여기 훌륭한 표본도 있고 모방술사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아니겠어요?"

아직 사용 방법도 모르는 직업을 여기서 쓰라고?

하지만, 슬슬 능력을 제대로 파악해 두어야 하는 것도 분명하다.

물론 이미 카에데의 감정 기술로 조사는 받은 상태다.

그때는 상대를 모방한다고만 적혀 있었다.

좋아, 한번 해볼까?

"계속 간다. 잘 따라와."

가파른 벼랑을 아루샤는 경쾌하게 오른다.

이어서 프라우가 올라가고, 빵타도 둥실둥실 따라간다. 카에데는 비스트 다운 예민한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남은 건 나뿐.

모방술사를 발동, 아루샤의 움직임을 모방한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쉽게 암벽을 오를 수 있었다.

능력치로는 내가 더 위다. 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낭비가 없는 최적화된 움직임은 생각 이상으로 부담이 적었다.

이 움직임을 알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숲속 전투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오오오오! 과연 토르 공! 이제 나의 움직임을 마스터했는가!"

"어, 어……"

"역시 훌륭한 전사구나! 배우는 속도가 달라"

"어, 어……"

직업으로 쉽게 따라 했다고 차마 말할 수가 없다.

미안, 아루샤

우선은 모방술사를 사용하면서 움직임을 익히려고 노력했다.

이 작업의 장점은 강제로 움직임을 따라 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감각이 남아있으니 몸으로 기억하기도 쉽다.

몇 번인가 시험해 보니 다음 행동도 예측하기 쉬워졌다.

 그리고, 10번 정도 사용한 뒤엔 직업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력으로 벼랑을 오를 수 있게 되었다.

“꽤나 마을에서 멀어졌구나."

"불평하지 마라. 네가 신기한 것을 보고 싶다고 했잖아."

"그랬었지."

그녀는 그러면서 얼굴은 상냥하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많이 인상이 달라졌어.

이것이 그녀의 원래의 모습인 거겠지.

"자, 거의 다 왔― 꺄"

"미안"

자갈에 걸려 넘어질 뻔한 아루샤를 재빠르게 뒤에서 끌어안는다.

팔에서 보기보다 작고 미약한 감촉이 있었다.

손에 닿은 어깨는 달라붙 듯이 부드럽고, 무심코 엘프는 뽀송뽀송하고 생각해 버렸다.

"어, 언제까지 붙잡고 있을 거냐, 놔라."

"미안"

아루샤를 놔주자 얼굴이 새빨개졌다.

희고 긴 귀도 빨갛게 물들었다.

"주인님~"

뒤돌아보니 눈시울을 적신 카에데가 있었다. 고 생각 할 찰나에 후다닥 허리를 꽉 껴안고 머리를 들이민다.

"주인님은 카에데의 주인님이니까요!"

"알고 있다니까."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귀를 늘어뜨리고 얼굴이 풀어졌다.

유리알 같은 투명한 금빛 눈은 나만을 비추고 있었다.

"주님, 프라우를 잊진 않으셨지?"

빵타 위로 프라우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웬일인지 빵타도 언짢다.

"자, 머리를 쓰다듬어 줄게"

“흥! 이러니까 기분 좀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마!”

"뀨우!"

프라우와 팬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처음에는 저항하다가 점점 손에 머리를 들이밀며 더 많은 것을 바라기 시작했다.

빵타는 눈이 동그래지니 기분이 좋아 보인다.

"크흠흠, 주님의 쓰다듬어 주는 거 좋아!"

"뀨이!"

기분이 나아진 것 같다.

노예는 언제든지 내가 하는 말을 들어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어리광 부려고 그 마음을 소홀히 여겨선 안 된다. 노예이기 이전에 그녀들은 동료다. 주인으로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 끝났나?"

"아, 기다리게 했네."

아직도 귀가 붉은 아루샤는ㅌ 뛰기 시작했다.

"여기가 그곳이다"

어느 산의 암벽

거기에는 뻥 뚫린 굴이 있었다.

우리는 위에서 들여다보는 식으로 굴을 확인했다.

"어떻게 내려가는 거야?"

"간단하다."

아루샤는 뛰어내려서 굴 가장자리에 손을 뻗었다.

그대로 안으로 들어간다.

 어처구니없는 녀석이다, 좀 더 나은 방법도 있을 텐데.

만약 떨어지면 그냥 끝나진 않을 것 같다고.

"로스케."

"샤아!"

각인으로부터 로스케를 불러내고, 적당한 나무에 감겨 달라고 했다.

밧줄을 대신해서 로스케를 잡고 내려갔다.

굴 안에서는 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여기에 희귀한 것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뭐어 보면 알거야.

"꽤나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도 희귀한 거야?"

"미리 말해 주자면 아름다운 경치이다. 여기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은 내가 보장하지. 어쨌든 옛날에 용사도 안내받고는 극찬했다고 한다."

호오, 그건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

용사쯤 되면 진기한 경치와 물건을 썩어 넘치도록 봐와서 눈도 높을 것이다.

그런 녀석들을 감동시켰다니 오죽하겠는가.

"털이 축축하고 간질간질해요."

카에데는 자주 귀를 문지르고 꼬리를 쓰다듬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굴 안은 상당히 습도가 높아서, 내 머리도 싸늘하게 차가워져 있었다.

한편 프라우는 빵타를 타고 시원해 보인다.

양 갈래의 연두색 머리를 휘날리며 '후와'하고 얼빠진 목소리를 냈다.

만져보면 알 수 있지만, 페어리는 체온은 휴먼보다 조금 높다.

그녀에게 이곳은 딱 알맞게 시원한 곳 같아.

"도착했어."

"오오오오."

벽면에서 튀어나온 꽤 투명하고 높은 돌기둥.

그것들 모두가 희미하게 에메랄드빛으로 발광하고 있어서 굴 전체가 빛나 보였다.

게다가 곳곳에 웅덩이가 있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로 인해 퐁 퐁 파문이 생긴다.

여기는 종유굴인 것 같다.

습기가 높은 게 당연한 것이다.

"이것은 휘광석이라는 것 같다. 이렇게 밀집해서 생기는 것은 드물다고 한다."

휘광석― 분명히 마력에 반응해서 빛나는 희귀 광물이었던 것 같다.

마법 발동을 사전 감지하는 도구로 가공되어 귀족이나 마법사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한다. 어지간한 보석보다 훨씬 값지다.

이곳이 빛나는 것은 아마도 마맥이 아래를 지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비롭고 마음을 사로잡는 광경이다.

"안쪽에 더 좋은 장소가 있다."

"꼭 보여줘"

굴 안쪽으로 가자, 큰 연못이 있었다.

게다가 연못 자체가 빛나고 있고 무서울 정도로 투명했다.

자세히 보니 바닥이 훤히 보였다.

"이곳은 우리 마을의 보배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만 보여주는 곳이라는 걸 잘 기억해 줘."

"우리는 엘프에게 진정한 의미로 인정받았다는 거야?"

“그렇다, 가능하면 휴먼이 기뻐하는 금빛 물건을 주고 싶지만 우리 숲의 백성들은 그런 물건과는 연이 없어서 말이지. 미안하다."

"터무니없는 말을. 우리는 이미 최고의 선물을 받았어. 데려와 줘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 고마워, 아루샤."

서로 미소를 나누었다.

이곳은 보물이라 칭하기에 충분할 만큼 멋진 곳이다.

무엇보다 엘프에게 인정받은 것이 기뻤다.

지금은 아직 힘에 휘둘려서 사용법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지만, 언젠가 내가 엘프나 많은 종족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슬슬 가자. 이곳은 오래 머물 수 없다."

"어째서?"

"이 구멍에는―."

 뽀글뽀글

연못의 중심에서 기포가 올라왔다.

바닥에 뭔가 있다.

"젠장, 눈치챘나!"

"그르그악!!"

연못에서 거대한 도마뱀이 얼굴을 내밀었다.

드래곤의 아종, 화이트 게이터다.

겉껍질은 하얗고 육식종다운 사나움이 묻어난다.

“여기는 내가 맡기고 도망가!”

"아니, 물러서야 할 쪽은 너야"

검을 뽑아 들고 앞으로 나섰다.

엘프가 안심하고 이곳을 방문할 수 있도록 내가 청소를 해 주지.

진한 흰색 도마뱀.

몇 번이고 베어 주지.

덥석.

화이트게이터는 나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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