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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용사의 계산 밖 그 7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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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에게 연인을 빼앗기고 추방 당했지만, "경험치 저축" 스킬이 망가져서 레벨 300이 되었으므로 느긋하게 상심 여행이라도 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43화 용사의 계산 밖 그 7번째

네이가 시간을 끌어 무사히 도망치는 데 성공한 나는 한 번 바르세유의 왕도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곳에서 기다린 것은 죽을 만큼 괴로운 굴욕이었다.

"성검을 손에 넣은 것은 일단 칭찬하지. 그러나 노더스탈에서의 추태는 무엇인가. 마왕의 수하를 마주하고도 동료를 버리고 도망치고 마을은 큰 피해를 입었다."

"……으드득"

"그뿐이라면 아직 변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마왕의 수하를 귀공이 도망친 뒤에 만유여단이라는 모험자가 깨끗이 쓰러뜨렸다."

"만유여단!? 어째서 거기에!?"

일어서려는데 왕을 경호하는 기사들이 손을 검으로 가져갔다.

바로 원래대로 돌아갔다.

하마터면 국왕의 멱살을 잡고 따질 뻔했다.

정말이지 역겨운 파티.

아마 네이가 약하게 만든 뒤에 잡아냈을 것이다.

 내 사냥감을 가로채가다니.

가는 곳마다 방해를 하는가 하더니 이번에는 뒷북이야?

용서할 수 없어. 용서할 수 없어.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그냥 죽이기만 하면 내 화가 풀리지 않는다.

웃기고 있어.

"폐하, 부디 기회를."

“뭐어 좋다. 용사라지만 귀공은 아직 성장과정이다. 이번 일은 너그럽게 봐주마."

“아아아! 한없는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심 자신의 기분 나쁨에 구역질이 나다.

이놈이 왕이 아니면 짓밟아 죽이고 있었을 것이다.

예전에 죽인 길드의 경쟁자들처럼 무턱대고 목숨을 구걸하겠지.

 왕은 턱을 괴고 고개를 기울인다.

"만회할 기회를 두 개 주마."

"부디!"

알현 중에 엘프 여인이 끌려왔다.

목에는 노예의 증명인 목줄이 채워져 있었다.

너무 아름다워서 나는 눈이 팔려 버렸다.

"이것은 짐이 손에 넣은 희귀종인 하이엘프다. 참으로 아름답지. 하지만, 꽤 돈을 써 버렸다"

"…………."

"짐은 하이엘프를 거저 얻고 싶다. 그러니 귀공은 그리직의 숲에 있는 엘프의 마을로 가주었으면 좋겠군."

"제가 잡아오길 바란다,는 말씀이십니까?"

 국왕은 대답하지 않고 미소만 지을 뿐이다.

확답은 하지 않는다.

말로 하지 않아도 의미는 알겠지, 그렇게 의사가 전해졌다.

하이엘프의 노예... 좋네. 나도 갖고 싶어.

 희소종이라고 하니까 수는 적겠지.

 만약 마을에서 한 사람밖에 없다면 국왕에게는 넘기지 말고 내가 가지자.

 문제는 엘프의 마을로 어떻게 들어가느냐다.

그곳은 휴먼이 출입할 수 없는 배타적인 장소다.

설령 용사일지라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꺾일 것이다.

과거에도 엘프는 여러 번 용사들에게 협력해 왔다.

엘프는 용사를 따른다, 이것은 오랜 역사가 말하고 있다.

이미 하이엘프 노예는 구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두 번째는 육장군인 로와즈를 토벌하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귀공은 마왕 토벌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해주겠지?"

“헙! 반드시 결과를 내보이겠습니다!”

“좋다. 다음 만날 때는 그리직의 왕도에서 열리는 각국의 회의다. 그때까지 하이에엘프와 용사 다운 공을 준비해 두어라."

국왕에게 ‘물러나라’는 지시를 받고 일례 한다.

 속으로는 거무스름한 분노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레벨 30대 정도로 잘난척하고 있군, 저 빌어먹을 놈의 목을 떨어뜨리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상상 속에서 몇 번이나 죽인 걸까?

평민들 사이에서도 우왕으로 평판이 자자했지만 정말 그대로였군.

어쩌면 이 나라의 앞 날도 길지 않을지 모른다.

……차라리 빌붙을 녀석을 바꿔버릴까?

이 나라는 그저 태어나고 자랐다는 것뿐이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다.

물론, 아무리 용사라도 쉽게 배신하는 자는 신용할 수 없게 된다.

좀 더 의리에 따라 줄까?

게다가 평가가 낮은 것도 마음에 안 들어.

나는 당당하게 알현의 장에서 퇴실했다.

 ◇

 엘프의 마을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나 만유여단의 소문을 들었다.

"단 하루 만에 다섯 마을을 구했다"

"큰 성검을 가지고 있다"

"데리고 있는 노예가 절세의 미녀"

"마왕의 수하를 꿀밤으로 쓰러뜨렸습니다"

"페어리를 데리고 있다"

"리더는 터무니없는 미남"

"하얀 생물이 귀여워"

"진짜 용사는 만유여단이다"

"바르세유에는 가짜가 있다 나 봐"

들리는 내용에 내 안의 뭔가가 끊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들을 모두를 애써 무시한다.

어차피 한껏 과장된 소문이다.

게다가 진짜는 나니까 어느 쪽이 잘못됐는지 분명하다.

지금까지의 나는 공을 세우는데 너무 초조했던 것 같다.

용사라는 것에 사로잡혀 여유를 잃고 있었다.

이래서야 실패해도 마땅하다.

여기선 일단, 예전의 나를 생각해내자.

 토르가 아직 파티에 있을 무렵의 나를.

'저곳에 엘프 마을이 있구나'

"그렇다고 들었어. "

"계속 볼 수 있을 정도로 예쁜 탑이네요."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전망대에서 숲을 관찰했다.

확실히 아름다운 탑이다.

그러고 보니 저건 미탐사 유적이라고 어디선가 들은 적 있다.

만약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귀중한 유물을 손에 넣을 수 있을지도 몰라.

하이엘프와 함께 유물을 왕실에 헌상하면…후후후.

어떻게 해서든 마을로 들어가주지.

그렇다고는 해도 용사가 왔다고 알려주면 엘프 모두 주저하면서도 기꺼이 초대해 주겠지.

 마왕은 공통의 적이다.

용사와 협력하지 않을 수가 없으니까.

 자, 이제 마을로 가자.

"우와아아아악!?"

폭발에 날아간 나는, 안면째로 지면에 돌진한다.

퉤에 퉤에, 입안이 모래투성이다.

누구야, 용사인 나에게 원거리 공격을 해오는 놈들은.

곧 주제를 깨닫게 해주지.

"괜찮아 세인!?"

"당장 치유를"

"날 신경 쓰지 마. 그것보다 어디서 공격받은 거지?'"

 성검을 뽑고 전투태세로 돌입했다.

하지만 숲속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어렵다.

상대도 교묘하게 낌새를 감추고 있는지 포착할 수 없었다.

"지금 당장 돌아가라. 그렇다면 그냥 넘어가겠다."

어디선가 모습을 나타난 것은 세 갈래로 머리를 땋은 여자 엘프.

그 모습은 궁전에서 본 하이엘프 못지않은 미모다.

있다. 바로 찾을 수 있다니 행운이군.

"아마 오해하고 있는 거야. 나는 용사인 세인, 너희들의 힘을 빌리고 싶어서 여기까지 온 거야."

"용사라고?"

하이엘프가 꿈틀하고 반응을 보이다.

나는 속으로 싱글벙글 웃었다.

역시 마왕은 무섭지. 괜찮아 용사에게 의지해도.

자, 어서 나를 마을로 초대해서 도와달라고 간청해라.

그 대신 하이엘프와 보물 전부 받아 가겠어.

피이이잉.

한 걸음 내디디려는데 눈앞에 화살이 꽂혔다.

"관심 없어. 지금까지는 협력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마왕 토벌에 이 마을은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어."

"뭐, 뭐라고!?"

"요즘 휴먼은 엘프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없나. 납치해서는 사고파는 그 끝없는 욕망, 정말이지 네놈들에게는 정나미 떨어졌다."

"그러지 말고 대화라도"

"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믿을 것은 만유여단뿐이다."

그 이름을 듣고 머리에 피가 솟았다.

또냐, 또 방해를 하는 건지 만유.

 왜 가는 곳마다 그 이름을 계속 들어야 하는 거야?

 이젠 됐다, 전력으로 마을로 들어가주지.

"그 얼굴, 과연 그게 네 본성이냐. 대화를 하고 싶다는데 반해 칼을 넣지 않는 것에도 위화감을 갖고 있었다."

"닥쳐, 넌 내 소유가 되면 되는 거라고!"

하이엘프의 여자에게 유혹의 마안을 사용한다.

《경고: 마안 소유자보다 수준이 높아서 효과가 통하지 않습니다.》

뭐라고!? 또 인가!

왜 이렇게 죄다 맘에 드는 상대는 레벨이 높은 거냐고!

"리사, 소아라! 강제로 굴복시켜서라도 마을에 침입한다!'"

"알았어!"

"괜찮을까요?"

 내가 앞서고 리사와 수아가 후방에서 원호를 한다.

 날아오는 화살을 검으로 막으며 하이엘프와의 간격을 좁혔다.

원거리 공격을 많이 하는 놈은 근접에 약하다, 거리만 좁혀 버리면 승기는 이쪽 것이다.

이제는 출혈을 감내해서라도 이 여자를 전투불능으로 만들어야 한다.

국왕의 평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지금,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과를 내야 한다.

"정령이여!"

"!?"

여자의 몸에 바람이 휘감겨지고 내 몸이 튕겨 나간다.

어떻게든 공중에서 자세를 가다듬어 착지한다.

하이엘프의 여자는 강한 바람의 소용돌이의 중심에서 깔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런가, 정령 마법인가.

엘프에게는 강력한 힘이 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마법에는 마법, 리사가 불꽃 마법을 날린다.

"플레임 블로우!"

"매직 실드"

보이지 않는 벽이 화염을 막았다.

어디선가 남자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것도 매직 실드라고.

기억이 맞다면 딱 한 번 마법을 막아주는 스크롤 전용 스킬이었을 것이다.

설마 미개한 엘프가 스크롤을 가지고 있었단 말인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이미 포위돼 있다는걸."

깜짝 놀라 감정 스킬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무 위, 풀숲 사이, 땅, 곳곳에 엘프가 숨어 있었다.

게다가 무수히 많은 화실이 날 향해있었다.

대체 어느새...

"용사라고 했나, 이번엔 특별히 넘어가 주지. 하지만, 이것은 엘프가 용사를 죽일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의 친우, 만유여단의 동족을 차마 죽일 수 없는 것뿐이다. 다음번에는 그냥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지 마라"

"크윽"

우리는 무기를 집어넣으며 퇴각했다.

굴욕적이다.

고작 엘프따위가 그냥 넘어가 주겠다니.

멀리서 엘프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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