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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 전사, 배신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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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에게 애인을 빼앗기고 추방당했지만, "경험치 저축" 스킬이 망가져서 레벨 300이 되었으므로 느긋하게 상심 여행이라도 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1화 전사, 배신당하다

파티 리더이자 용시가 된 세인이 말한다.

"미안하지만 오늘부로 해고다"

"어째서? 줄곧 함께 해왔잖아."

세인과는 소꿉친구다.

고향을 떠난 뒤 줄곧 서로를 의지하며 여기까지 왔다.

세인뿐만이 아니다. 다른 세 사람도 마찬가지다.

무투가 네이

성직자 소아라.

마법사 리사.

다섯 명이 모여 이 S급 파티 '하얀 송곳니'(화이트 팽)은 성립된 것이다

확실히 최근의 나는 짐만 되는 느낌이긴 했다.

급성장한 4명의 능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뜬금없잖아.

"스스로도 알고 있잖아 토르."

"나도 아직 발전의 여지는 있어. 네가 용사로 선택돼서 앞으로 더 큰 무대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 중인 거잖아. 나도 전사로서 데려가 줘."

"그렇기 때문 더욱 그런 거잖아. 용사로 데뷔하려면 처음이 중요해. 눈부신 성과를 거두어야만 해. 응? 좀 이해해 줘, 친우인 네가 죽으면 나는 슬플 거야. 이 마음을 제발 이해해 줘."

그렇다 치고는 말이 가볍게 느껴진다.

왜 그럴까.

소중하게 여겨온 온 친한 친구의 말인데.

나는 연인인 리사에게 고개를 돌린다.

분명 그녀라면 나를 붙잡아 줄 거야.

"나도 세인의 말이 옳다고 생각해. 토르는 이제 이 파티에선 버틸 수 없어. 틀림없이 가까운 시일 내에 죽을 거야. 실제로 그 정도의 차이가 벌어진 거야."

"리사......?"

그녀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그것보다도 신경 쓰인 것은, 어째선지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것이다.

문득, 그녀의 오른손에 눈이 간다.

약지에는 낯선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이상하다... 항상 내가 선물한 반지를 차고 있었는데...

리사는 시선을 알아채고 오른손을 황급히 감춘다.

나는 다른 세 사람에게도 시선을 보낸다.

네 사람 모두 같은 반지를 끼고 있었다.

숨겨진 진실을 깨닫고 머리가 하얘졌다.

즉...... 그런 것인가. 내가 방해였다고.

나는 친우에게 사랑하는 여자 친구를 빼앗긴(NTR 당한) 것이다.

하지만 어느 틈에?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고, 사실은 훨씬 전부터 그런 관계에 있었다?

모르겠다.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단순한 믿음일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이미 여기에는 내가 있을 곳은 없었다.

"이제 확실해졌잖아. 얌전히 마을로 돌아가 우리의 활약을 응원하고 있어라."

"이 빌어먹을 놈아!"

화가 나서 세인의 안면을 후려갈긴다.

손을 들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어도 참을 수 없었다.

이 녀석은 나와 리사가 결혼을 약속 한 걸 알고선 저지른 것이다.

무엇보다 나의 얼간이 같은 순진함에 염증을 느꼈다.

친구라고 믿었던 녀석의 본성을 간파하지 못한 자신에게.

세인은 날카롭게 입꼬리를 들어 올리며 웃는다.

우스꽝스러운 나를 비웃고 있는 것이다.

무엇을 해도 우수하고, 잘생겼고, 강하다. 게다가 용사로 뽑혔다.

분명 때린 쪽은 나인데 패배의 비참함에 쓰러진다.

"그만둬! 최악이야!"

"잘못 봤다, 토르!

"당신은 쓰레기예요!"

세 소꿉친구가 일제히 놈을 감싼다.

그 다정다감했던 리사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요동친다.

"이딴 건 돌려줄 테니 꺼져버려!"

"!?"

리사는 내가 선물한 반지를 던졌다.

반지는 가슴에 맞고 탁자 위를 굴러간다.

술집에 있던 손님들이 일제히 우리에게 고개를 돌렸다.

"...... 그를 용서해 줘 리사. 토르도 갑작스러운 일이어서 혼란스러울 거야."

"그, 그렇네. 나도 잘못했어. 미안해 토르"

말이 나오지 않는다. 완전히 내가 나쁜 사람이었다.

게다가 리사는 배신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그토록 사랑했던 날들이 급속히 퇴색되어 간다.

됐어, 이젠 충분해.

이제 너네랑은 상관하고 싶지 않아.

그래 좋아, 나가 줄게. 이런 파티.

"그동안 신세 많이 졌구나. 네 명 다 건강해라."

"마음은 정해진 것 같네"

"어 그래, 열심히 세계를 구해라. 그럼 이만."

반지를 쥐고, 나는 술집을 나간다.

나의 옛 동료와 연인이여 안녕.

 ◇

거리를 나와 초원을 길을 따라 나아간다.

행선지는 정하지 않았다. 그저 한시라도 빨리 그놈들로부터 떠나고 싶었다.

나 완전히 패배자구나.......

오른손을 벌리고 반지를 바라본다.

이걸 선물했을 때 그녀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프러포즈도 받아 주었어.

울컥해서 이를 악물었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길을 간다. 거기에 이건 필요 없어."

멈춰 서서 크게 휘두르며 풀밭에 던져 버렸다.

죽을 만큼 분하다. 지금 당장 세인을 죽이고 싶은 기분이야.

하지만,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 저런 빌어먹을 녀석도 원래는 절친이었으니까.

게다가 죽인다고 리사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으아아아아아아!! 빌어먹을, 빌어먹을, 빌어먹을! 웃기지 말라고!"

주저앉아 땅바닥에 주먹을 후려갈겼다.

아직 정리하지 못한 감정이 소용돌이치며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평소에는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 온후한 나라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던 것이다.

살을 에는 듯한 아픔에 마음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나는 왜 안되고 그놈의 어디가 좋았을까?

그녀에게 있어서 나는 뭐였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그놈과 잤을까?

어떻게 나를 배신하고 태연하게 있을 수 있을까?

솟구치는 의문에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

주먹에 피가 날 때까지 때리고 나서야 진정되었다.

이것으로 조금쯤은 마음의 정리가 되었겠지.

물론 슬픈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우선은 앞으로의 일을 생각할까"

일단 이웃나라에 가서 다시 시작해야지.

이 나라에 있으면 세인들과 만날 가능성이 높으니까 말이야.

확인을 위해 상태창을 연다.

Lv 20

이름 토르 에반

나이 : 25 세

성별 : 남

종족 : 휴먼

직업 : 전사

스킬 

피해 경감[Lv2] 

육체 강화[Lv3] 

경험치 저축[Lv9]  

마력 저축[Lv9]

스킬 경험치 저축[Lv9]

작업 저축[Lv8]

스킬 저축[Lv8]

스킬 효과 UP[Lv10]

대단한 능력치가 아니라는 것은 자각하고 있다.

스킬도 수는 많지만 사용할 수 없는 것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기껏 데미지 경감, 육체 강화, 스킬 효과 UP뿐이다.

이 수수께끼의 스킬인 저축계-나는 그렇게 부르고 있다-는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킬의 전문가에게 물어도 사용 방법은 불명, 게다가 능력도 불명, 패시브 스킬인지 액티브 스킬인지도 불명. 불명 불명 모든 것이 불명인 스킬.

나에게도 세인과 같은 강한 스킬이 있었다면, 방금처럼 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야 용사인 그 녀석과 비교하면, 내 상태는 쓰레기 같은 거다.

분하지만 내가 부족한 것은 틀림없는 진실이라고.

......세 명 다 Lv 40 대고. 세인에 이르러서는 60대.

20대의 나를 짐짝 취급하는 것은 극히 보통이다.

"가오! 그르르르!"

마물 블랙 하운드가 눈앞에 나타났다.

이 녀석한테는 미안하지만, 스트레스 해소에 용으로 놀아줘 볼까?

등의 대검을 빼어들다.

"으랴아!"

"크릉"

순식간에 베어버린 마물이 바닥에 쓰러진다.

막 마을 밖으로 나왔을 때는 무척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취급하지도 않는 마물.

빠직. 빠직 빠직.

내 안에서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보고: 경험치 저축의 Lv가 상한에 이르렀으므로 백배가 되어 지급됩니다.

《보고: 스킬 효과 UP 효과에 따라 지불이 10배가 되었습니다》

《보고:Lv가 300이 되었습니다》

《보고: 현재의 종족으로는 육체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육체의 재구축을 실시합니다》

《보고: 육체의 재구성 완료. 종족이 용인이 되었습니다》

시야에 문자가 흐른다.

나...... 휴먼이 아니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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